ICC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ICC 재학생 김보람 boramiayo@hotmail.com
Monday 17 August 2009 at 9:35 pm. Used tags: icc, 랭귀지, 스쿨, 어학연수, 하와이, 호놀룰루
잠시 당황하고 그러다 또 익숙해지고 웃고 떠들며 육개월이 지났다. 이제 학원 등록기간을 한 달 여 남겨놓고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가끔은 가슴 벅찰 정도로 충만했던 순간들과 때로는 해결책이 없을 것만 같은 영어의 장벽에 부딪쳐 낙심했던 순간들도 떠오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가고 다시 각자의 나라와 생활로 돌아간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곳을 그리워한다. 이곳을 떠난 지 한참이나 지난 친구들도 내게 facebook으로 안부를 물으며 선생님은 잘 있냐, 학생들은 많냐, 일일이 학원의 사정을 묻곤 한다. 나 또한 이제 학원등록 기간을 몇 주 남겨둔 채 귀국 준비로 분주한 마음 한편으로는 커다란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떠나고 다시 이곳에 채워질 웃음들과 추억들이 아깝고 질투 나는 마음 한편으로는 나 또한 이곳이 너무 커다란 그리움으로 남게 될까봐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한국에서 어학원을 고를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유학원에서 제시한 조건을 따져보거나 다녀온 사람들의 간단한 후기를 참고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나 또한 처음 학원을 고를 때 유학원 홈페이지를 참고 했었고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나 수업 방식을 따져볼 만한 자료가 없었기에 걔 중 제일 싼 학원을 고르려고 했었다. 그 즈음 하와이에서 사시는 숙모께서 메일을 보내셔서 ICC라는 학원이 괜찮다던데, 라며 추천을 해주셨다. 솔직히 말하자면 ICC는 하와이에 있는 랭귀지 스쿨 중에서도 학비가 꽤 비싼 축에 속했다. 하지만 그 뒤로 ICC 홈페이지도 방문해 보고 사람들이 남긴 후기도 꼼꼼히 따져가면서 읽어 보고 하와이 한국 유학생들 커뮤니티도 찾아가 알아보고 하는 등 정보를 얻어보니 하와이에 있는 랭귀지 스쿨 간의 차이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그리고 직접 하와이에 와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그것은 눈에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차이였다.

하와이에 있는 랭귀지 스쿨이라고 해서 모두 유럽인 등록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심지어 어느 학원의 경우는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 전부인 경우도 있다. 일본은 한국과 밀접한 위치에 있고 여러 가지로 문화적 교류가 잦은 나라이다. 실제 한국에서도 일본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일본과의 문화적 차이를 느끼는 것도 사실상 사소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ICC에서 내가 평생 만나보지 못할 수많은 유럽 사람들을 만났다. 스위스, 체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브라질, 슬로바키아, 페루 등. 그리고 그들에게서 듣는 그 나라의 정치적 상황과 역사와 분위기는 내가 책에서만 읽고 알던 그것과는 확실히 달랐고 신선하게 내 가슴을 치며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어학연수라는 것이 단순히 '영어 공부'만을 의미한다면 나는 강하게 한국에 있는 회화학원을 끊어 공부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율적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외국으로 공부를 하러 수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나가는 것은 그만큼의 가능성과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공간적 특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나는 유럽인들이 아시아인 보다 훨씬 수적으로 우세한 교실에서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것을 뼛속 깊이 확실하게 느꼈다. 그리고 감히 말하자면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ICC 자체가 다른 타 학원들에 비해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오는 학생들의 경우도 지적 수준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점을 ICC의 최대 강점으로 뽑고 싶다.

이렇게 유럽학생들이 많이 올 정도의 높은 퀄리티를 갖게 된 것은 아무래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수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선생님들은 단순히 교재를 따라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떠니까 이렇게 하라는 식의 수업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년간 영어를 '외국어'로 가르쳐왔던 사람들이다. 어떻게 학생을 다뤄야 하는 지 어떤 게 효율적인 지를 분명히 알고 유연하게 자신들의 수업방식을 바꿔나간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무슨 학위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선생님의 자질을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에서 배우고 자신이 직접 연구했던 것이 있기 때문에 영어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 단순히 영어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어를 사회적 이슈에서, 세계적 사건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 지를 동시에 가르쳐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기회다. 한국에서 아무리 높은 수준의 회화 학원을 다닌다 해도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세계 각국의 사정과 이해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또한 선생님들은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해준다. 누구든지 무엇을 시작하고 몇 개월이 지나다 보면 슬럼프가 오기도 하고 나태해 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 나를 한참 동안 가르쳤던 Martin이란 선생님들은 한 term이 끝나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상담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하와이에 있는 동안은 영어만 써라. 그리고 나머지 네 삶 전체, 한국에서 살게 되는 그 시간 동안은 얼마든지 한국말을 쓸 수 있지 않느냐. 하와이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 이 시간을 잘 이용해라.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아라. 그때 당시 나는 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나를 채찍질 해 준 Martin이 너무 고마웠다. 이곳의 또 하나의 장점은 선생님들이 결코 학생을 그저 돈을 내고 수업을 받는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진심으로 우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며 마음과 마음으로 학생을 대한다.

곧 모두가 이곳을 떠난다. 나 또한 멀지 않아 떠날 것이다. 추억을 추억으로 묻어두기엔 이곳에서 내가 겪었던 사람들과 얻어간 지식들이 너무 크다. 누구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이룰 수는 없지만 만약 지금 누군가, 한국에서의 빡빡하고 경쟁 위주의 삶에 지쳤으나 공부를 포기할 수도 거기서 멈춰 설 수도 없어 낙심해 있다면 나는 이곳을 추천해 주고 싶다. 모든 것이 열려 있는 하와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섬.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그늘 한 곳에 자리를 잡으면 선선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는 선선함 속에서. 한국 대학 어느 교양 수업 못지 않은 수준의 영어 수업을 들으며 마음 속으로만 꿈꿨던 유럽의 이야기를 직접 그들의 목소리로 들으면. 삶이, 청춘이, 값지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분명히 올 것이다.